풀의 미학! 그대 이름은 풀! 풀! 풀!

Photo of author

By The Korean Today News

풀은 새 생명을 상징하고 끈질긴 민족성 구현

끈질긴 사람을 생명력 대명사인 잡초와 같아

약용과 의류와 민구(民具)등 생활 재료로 활용

 

 

애기똥풀은 젖먹이 아기의 똥 같다고 해 명칭

한여름 더위에 효과가 있다 해서 더위지기

가족관계 작명이름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 정성수 칼럼니스트    

 


한반도에는
4,50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1,400여 종의 풀이 자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rass)은 잡초라고도 부르며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식물로 줄기가 나무질이 아닌 초질(草質)로 이루어진 식물을 일컫는다.

 

초본(草本)이라고도 한다. 풀은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벌레의 서식번식처가 되어 종자에 섞이면 그 작물의 품질을 저하시킨다.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풀은 가난, 죽음, 생명 등 모든 생활을 의미할 정도로 상징 범위가 넓다. 봄이면 어김없이 돋아나는 풀은 새 생명을 상징하고 끈질긴 민족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풀을 식용은 물론 약용과 의류와 민구(민간에 전해 오는 일상생활 용구)등 중요한 생활 재료로 활용했다. 끈질긴 사람을 생명력의 대명사인 잡초(Weed)같다고 한다.

 

한해살이풀은 당년초. 일년초. 일년생 초본이라고도 하며 1년 이내에 발아, 개화, 결실한 후 시들어 죽는 풀을 말한다. , , 호박, 고마리, 닭의장풀, 여뀌, 나팔꽃, 옥수수, 등이 이에 속한다.

 

두해살이풀은 그 해에 싹이 트고 그 이듬해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뒤 죽는 풀이다. 보리, , 유채, 완두 따위가 있다.

 

여러해살이풀은 숙근초(宿根草),다년초(多年草),숙초(宿草),영년초(永年草)라고도 하며 3년 이상 사는 초본식물(草本植物)이 이에 해당한다. 가을에 땅 위의 부분이 말라 죽어도 뿌리나 땅속줄기가 살아남아 해마다 봄이면 줄기와 잎이 다시 돋아난다.

 

한해살이풀과 두해살이풀은 뿌리가 수염 모양으로 난 것이 많으나 여러해살이풀은 땅 아래 부분에 뿌리, 줄기, 잎이 변형된 덩이뿌리, 덩이줄기, 뿌리줄기, 비늘줄기가 있으며 양분을 저장하는 것이 많다.

 

야자나무과나 대나무 등은 본질적으로 풀에 속하는데 지상부가 몇 년 이상 살기 때문에 나무처럼 보인다. 비대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나무가 아니라 특수한 풀이라고 할 수 있다. 콩과, 국화과 등 분류학적으로 초본과 목본이 같은 분류군에 속한 경우도 있다.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 지부장무명지초(地不長無名之草)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하늘은 녹(祿)없는 사람을 태어나게 하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존재하는 것은 모두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풀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풀의 전부를 아는 것이다.

 

 

풀의 상징과 의미

 

신화적 측면

우리의 무속신화 바리데기이야기에서 풀은 죽은 사람을 살리는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식물로 등장한다. ‘바리데기기 부모를 살린 영약인 개안초(開眼草, 눈을 밝게 해주는 풀)는 무장승(바리데기공주 신화에 나오는 삼신산의 약수를 지키는 괴물)과 함께 살면서 매일 나무하러 가서 베던 풀로, 죽은 사람도 살리는 재생의 약은 결국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학적 측면

풀 중에서도 봄에 돋는 풀은 붉은 꽃과 함께 생명의 약동을 상징한다. 녹음방(綠陰芳草)라는 말은 풀의 생명력에 대한 직접적인 감흥을 그대로 드러낸 말이다. 풀의 상징성은 변하기 쉽고 시들어가는 것으로 풀은 인간무상, 인간사의 덧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죽었다가 봄만 오면 또 나는 풀, 심은 이 없이 나는 풀, 너는 조물주의 명함이 아니냐. 푸른 너를 먹고 소는 흰 젖을 내고 사람은 붉은 피가 뛰고, 소리도 없는 너를 먹고 꾀꼬리는 노래하고 사자는 부르짖고 물에서나 마른 모래밭에서 다름없는 향기를 너는 뿜어내니 너는 신비의 못이 아니냐함석헌(19013~19892)할 말이 있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풀에는 신비함이 있다.

 

종교적 측면

유교(儒敎)

풀은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는데 이러한 모양은 통치자의 뜻을 따르는 백성을 상징한다. 유 교에서는 백성이 풀처럼 불어나는 것으로도 보았다.

 

불교(佛敎)

서산대사는 선()의 특징을 생각을 끊고 반연(攀緣)을 쉬고 일없이 우두커니 앉았더니, 봄이 오며 풀이 저절로 푸르구나하였다. 즉 세월이 가나오나 알 바가 아니지만 봄이 되면 풀빛이 푸른 것은 특별히 한 생각이 일어날 때 돌이켜 살피게 하려는 계기로 본 것은 바로 성찰의 세계다. 또 만공화상은 온갖 풀(百草)부처의 어미(佛母)’라고 하였다.

 

조상들은 풀이름을 어떻게 지었는가?

 

잎이 삿갓처럼 생겼다고 삿갓나물이라 하고, 애기똥풀은 젖먹이 아기의 똥 같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달개비 풀은 꽃잎이 닭 볏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였으며. 씀바귀는 맛이 쓰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고, 봄날 들판에서 뜯어 먹던 시금치는 그 맛이 시다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

 

질경이풀은 생명력이 모질고 끈질기다는 느낌을 준다. 엉겅퀴, 댕댕이덩굴풀 등은 이름을 말할 때 울리는 느낌만으로도 그 풀의 모양이 눈앞에 나타난다. 미나리아재비, 도깨비바늘, 쥐오줌풀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풀이름마다 들어 있다. 이 모든 이름들은 자연 속에서 일하며 살아가던 조상들이 지은 것이다. 이름들은 자연스럽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그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윤석주의 재미있는 우리 풀이름일부 인용)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풀

 

하찮고 별 볼일 없고 쓸모없는 풀이라고 하지만 허리를 굽히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것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웃음보가 터지고 말하기에 거북하고 황당한 이름들도 있다.

 

강아지풀, 꽃과 이삭이 강아지 꼬리처럼 생겨서

개불알풀, 꽃 모양이 개의 불알같이 생겨서

금강아지풀, 꽃과 이삭이 금같이 노랗고 강아지 꼬리처럼 생겨서

깽깽이풀, 만지기만 해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소녀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꿀풀, 향기 짙은 꽃 속에 많은 꿀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노루발풀, 하얀 눈 위에 찍은 노루의 발자국 같다고 해서

노루오줌풀, 잎을 만지면 노루오줌 냄새가 나서

누린내풀

  •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