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는 내 친구

Photo of author

By The Korean Today News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항상 위기를 강조해왔다. 20131028일 이건희 회장은 앞으로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1028일자. 이건희 회장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기사 참조) 이 날은 삼성의 신 경영 선언 20주년 기념 만찬이 있는 날이었다. 1993년 삼성그룹의 매출은 29조원이었고 신 경영 선언 20년이 흐른 2012년은 13배가 증가한 380조원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은 자축보다는 위기를 더 강조한 것이다.

 기업은 항상 리스크를 의식한다. 모습이 다를 뿐 모든 기업은 리스크와 동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경영이 잘 될 때는 잘 되는 대로, 잘 안 풀릴 때는 안 풀리는 대로 다양한 곳에서 여러 모습으로 리스크가 나타난다. 규모, 매출, 영업이익, 역사, 기술력과 상관없이 모든 순간 위기와 벗하고 있다. 지금 경영이 안정되어있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도 보이지 않는 뒷면에 위기가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

  

 기업만 리스크를 가까이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자기 주변에 리스크를 가까이에 두고 산다. 내 옆에 리스크라는 친구가 팔짱을 끼고 꼭 붙어있는 것이다. 그 친구의 온기와 무게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직장인들은 아침에 아내와 아이들로 부터 인사를 받고 집을 나선다. 지하철과 자동차를 타고 가서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올라 사무실에 들어선다. 회의를 하고, 전화를 받고, 고객을 만나고, 서류를 작성한다. 잠깐 시간을 내서 담배 한 대,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찾는다. 사무실을 나서면 접대와 회식이 이어진다. 늦은 밤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기다린다. 아이들을 자고 있는 모습만 눈에 담는다. 이런 일상 속에서 과연 리스크, 위기, 위험이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자영업자는 어떤가? 아침 일찍 매장 문을 열고 청소를 한다. 물건을 진열하고 부족한 제품은 필요한 만큼 발주한다. 들어온 물건은 꼼꼼하게 확인하고 창고에 정리한다. 고객을 만나 응대하고 계산을 한다. 손님이 뜸해진 틈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남들보다 조금 늦은 식사를 한다. 밤이 늦어지면 매상을 계산하고 현금을 세어 매출을 정리한다. 매장의 불을 끄고 문을 잠근 다음 퇴근을 한다. 이런 일상에도 리스크가 있다고 느끼는가?

 느끼지 못할 뿐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내 잘못으로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가 매일 뉴스에 나오지 않은가? 그 대상이 내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뉴스에서 어이없는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특별한 이들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나 자신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런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살아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7년 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사고와 질병을 포함한 사망자가 1,957명이다. 일평균 3명 정도가 산업현장에서 사망하고 있다. 사고재해자는 80,665명으로 매일 220명 정도가 사고를 당하고 있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사고가 안타깝게 발생하고 있다. 아침에 직장으로 출근하며 이런 일을 당하리라고 누가 예측하겠는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2016년 통계를 보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2만 건이나 되며, 사망자는 4,292명이나 된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사고유형은 횡단 중 사고로 1,242명이나 된다. 건널목을 건너거나 무단횡단 때문에 생긴 사고들이다. 길을 건널 때는 차가 오는지를 확인하고 건너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길을 건너는 사람의 일방적인 책임은 아니지만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좀 더 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보도통행 중 사고사망자도 22명이나 되니 위험은 어디나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리스크가 교통사고와 산업재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5월 한 달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자가 7,800명이며, 연간 36,842명이나 된다고 한다. 개인파산은 각각 3,762명과 17,669명이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극한의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개인 금융리스크를 의식하며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어떤 리스크가 더 있을까?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있다면 건강리스크가 있다. 자녀문제나 부부 간에 불화가 있다면 가족리스크, 친지나 이웃간에 어려움이 있다면 관계리스크도 있다.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다면 직장리스크, 살고 있는 지역 주변 환경이나 여건이 좋지 않다면 환경리스크가 있다. 이 모든 것에 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면 법률리스크도 있다. 살아가는 방법과 모습에 따라 더 많은 리스크가 있다.

  

 손자병법의 <구변>편에 있는 한 구절을 보자. “유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위험을 미리 찾아서 대비하면 해를 막을 수 있다.(雜於害而患可解也)” 좋은 때라도 위험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경각시키는 말이다. 리스크는 걱겅과 근심의 대상이 아니라, 바로 보고 대비해야 할 대상이다. 손자병법에 유명한 구절이 하나 더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者 百戰不殆)” 적은 리스크로 보면 된다. 리스크를 바로 인식하고 나의 상황과 처지를 바로 보면 위태로운 상황을 맞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리스크를 파악해서 대처하는 것처럼 자기경영도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경영도 리스크 기반 사고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경영에도 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한다. 리스크가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리스크를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있는 리스크를 없다고 무시해서도 안 되고, 리스크에만 생각이 집중 되서 불안과 근심으로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다. 대비하고 대처하면 모든 리스크가 위기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에게 있는 리스크를 알아보자. 리스크는 크게 내부리스크와 외부리스크로 나눌 수 있다. 내부리스크는 나와 내 가족과 관련한 리스크들이다. 건강, 금융, 자녀, 부부 등을 들 수 있다. 외부리스크는 직장, 환경, 법률, 관계를 들 수 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항목을 더하거나 빼도 상관없다.

 그 리스크를 하나하나 냉철하게 분석해보자. 전장에서도 보이지 않는 적보다 보이는 적이 싸우기에 용이하다. 보이는 적을 상대할 작전을 세우듯, 파악한 리스크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같이 적어보다. 항상 대비하는 생각과 자세를 가진다면 리스크는 더 이상 막강한 적이 아니다.

리스크는 친구처럼 가깝다. 자신에게 뒤로 감추지 말고 눈앞에 두고 무슨 메시지를 주는지 잘 바라보자. 리스크라는 적을 알고 자신을 알면 위험한 상황을 맞지 않는다고 한 손자의 말을 상기해 보자. 파악하고 준비한 리스크는 새로운 기회가 되어 되돌아 오기 마련이다.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

📱 모바일 앱으로 더 편리하게!

코리안투데이 뉴스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언제 어디서나 최신 뉴스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