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는 후보자 보다 배우자의 “과잉 의전, 경력 논란 등” 문제로 갑론을박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선과 판이한 현상이다.
유력 후보 부인의 과거 일탈행위가 들춰질 때 마다 해당 후보의 지지율이 출렁이는 걸 보면 국민들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사과 시점을 놓고 예측하는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다.
김건희 씨에 이어 이번에는 김혜경 씨가 선거 지원 활동을 중단하고 한동안 칩거하다 공식사과를 한 것 같다. 간단한 사과문 낭독과 또 짧은 Q&A로 일단락 지으며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것 같다.
김 씨는 법인카드의 유용, 심부름 등 기자들의 궁금점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다만 “선거 후라도 의혹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식의 답변을 한 것 같다.
김 씨 사과를 놓고 여당에서는 “정말 힘든 결단, 진정성 있는 사과”라며 옹호하고 있고, 야당에서는 “동문서답, 알맹이 빠진 맹탕 사과”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 씨 사과 회견이 끝나자 제보자인 전 경기도청 공무원은 ” 그 많은 음식 누가 먹었는지 묻고 싶다” 며 “김 씨는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김 씨의 사과는 “진정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인 것 같다. 사건이 벌어지면 먼저 진솔하게 사과하는 게 기본인 데 왜 변죽만 울리는지 많이 안타깝다.
진중권 씨가 주장하듯이 김 씨는 자기네 편을 향해 발언하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우기기식 어물쩍한 사과가 자칫 제 2의 조국 사태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김건희 씨 사건이 윤 후보와 결혼하기 전에 발생한 것인데 반해, 김혜경 씨 사건은 남편의 권력을 이용한 감질이었다는 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이번 사과를 계기로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언감생심 아닐까 싶다. 다시 사과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
만일 진솔한 사과없이 여론이 잠잠해지기만 기대한다면 기대와 달리 어쩌면 투표일까지 갈길 바쁜 이재명후보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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