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는 사망보험금, 이젠 ‘월급처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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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내가 받는 사망보험금, 이젠 ‘월급처럼’ 나온다?

 

사망보험금이 ‘나중에 남겨주는 돈’이 아닌 ‘지금 내가 쓰는 돈’으로 바뀌고 있다. 보험업계가 최근 도입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약’을 통해 정기적으로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 종신보험 가입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망보험금을 미리 월 단위로 받아 노후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KB라이프, 신한라이프 등 5대 생명보험사는 지난달 말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약’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상품 안내에 들어갔다. 이 특약은 고정금리형 종신보험에 가입해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한 고객이면 신청할 수 있다. 소득이나 자산 요건 없이 사망보험금의 최대 90%까지 유동화해 월 단위로 지급받을 수 있다. 유동화 종료 시점에는 남은 10%의 보험금이 일시금으로 지급된다.

 

예를 들어 40세 A씨가 사망보험금 1억 원을 보장받는 종신보험에 가입해 10년간 매달 약 25만5000원을 납입(총 3060만 원)한 뒤, 55세부터 30년간 사망보험금의 90%를 유동화한다면 연 평균 168만 원(총 5031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약 14만 원 수준이다. 또 다른 예로, 같은 나이의 B씨가 10년 만기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사망보험금 90%를 20년에 걸쳐 유동화하면 월 12만~25만 원의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수령 금액은 시장 상황과 유동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금액만 보면 크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은퇴 후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외에 현금 흐름을 만드는 수단으로는 유용하다는 평가다. 특히 단기 목돈이 필요한 의료비나 요양비 등에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보험업계는 “기존에는 사망보험금이 유족을 위한 돈이었다면, 이제는 살아 있는 동안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재원으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 코리안투데이] 사망보험금 연금처럼 수령 ( 사진 = AI생성 ) © 송현주 기자

보험사 측은 고객 맞춤형 설계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사망보험금의 유동화 비율을 50%로 낮추고, 나머지 보험금에 대해서는 보험금 청구권 신탁을 통해 수익자와 지급 방식 등을 살아있는 동안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의료비, 간병비, 생활비 등을 보다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실제로 제도 시행 이후 고객들의 문의도 크게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예상보다 많다”며 “사망보험금은 원래 상속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노후 준비와 현금 흐름 확보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유동화가 가능한 종신보험 계약은 약 41만4000건이며, 계약 금액은 총 23조1000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활용 가능한 잠재 수요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 이억원 위원장도 최근 한화생명 시청 고객센터를 방문해 유동화 제도 운영 상황을 점검했으며, 직접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약이 포함된 종신보험에 가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제도는 아직 일부 생보사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내년 1월 2일까지 전 보험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특약 가입은 각 생보사 고객센터와 지점 방문을 통해 가능하며, 향후 온라인 채널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보험의 본질적 의미를 바꾸는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겨주는 보험에서 ‘지금 쓰는 보험’으로의 전환, 그 중심에 이번 제도가 있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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