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성동 무후제 봉행이 지난 4일 학성동 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되며 지역 공동체가 오랜 세월 이어온 추모 전통을 다시 한번 기렸다. 이번 무후제는 학성동장과 직원, 자생단체장, 경로회장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학성동 무후제 봉행은 지역이 함께 후손이 없는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 깊은 행사로 자리잡았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공동체의 기억을 지키는 행사가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가 지닌 연대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학성동 무후제 봉행, 지역 공동체가 이어온 96년 전통 기려 © 이선영 기자 |
행사를 준비한 주체는 학성동새마을부녀회였다. 부녀회는 정성스럽게 제물과 제사상을 마련해 참석자들이 고인의 넋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제물 준비 과정에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 서로 제사 음식을 나눠 먹으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진행 방식은 무후제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주민 간의 일체감을 높이는 공동체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성동 무후제 봉행은 19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당시 후손 없이 생을 마친 김석보 옹은 사후 무후제를 희망하며 막대한 금액을 원주읍사무소에 기부했다.
이후 김석보 옹을 포함한 22명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지역에서는 매년 제향을 올리게 되었고, 이 전통은 지역 주민들이 그 뜻을 잇는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공동체가 고인을 기억하고 후손 없는 이들의 삶을 존중하는 이러한 제례 문화는 지역 고유의 사회적 연대 형태로 평가할 수 있다.
1985년부터는 음력 10월 15일을 무후제 봉행일로 정해 학성동 경로당에서 제사를 모셨다. 이후 지역 변화에 따라 현재는 학성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제례가 진행되고 있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고인을 기리는 마음과 주민의 참여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대가 이어지며 무후제의 의미가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가치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전통 제례 문화는 문화적 지속성과 공동체 내 기억 형성의 중요한 사례에 해당하며, 국내 지역 공동체 연구에서도 주목받는 주제다.
무후제의 본래 의미는 후손이 없어 제사를 받을 수 없는 고인들을 공동체가 함께 추모하는 데 있다. 학성동 주민들은 이를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지역의 도덕적 책임과 나눔의 문화라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학성동새마을부녀회의 지속적인 참여는 지역 주민이 스스로 전통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공동체 의식은 세대 간 연결감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무후제 봉행이 지역 주민이 서로를 돌보고 기억하는 문화적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원주시는 지역 공동체의 전통을 존중하며 이러한 행사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무후제 봉행과 같은 추모 행사는 공동체 결속력 강화뿐 아니라 지역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지역사회는 후손이 없는 이들의 삶을 기억으로 이어가는 것이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학성동 주민들은 앞으로도 무후제를 통해 지역의 전통과 가치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학성동 무후제 봉행은 시대가 변화해도 사라지지 않는 지역 공동체의 연대 정신을 상징하는 행사다. 후손 없는 고인의 넋을 주민이 함께 기리는 모습은 공동체가 지닌 따뜻함과 상호 존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통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선영 기자: wonju@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