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왕복 6차선 도로가 하루 동안 사람 중심의 축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양천구의 대표 행사인 ‘양천가족 거리축제’가 오는 10월 26일 신월로 일대, 신정네거리역부터 신정1동 우체국까지 약 900m 구간에서 두 번째 막을 올린다. 지난해 첫 개최 당시 6만 2천여 명이 찾으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올해는 규모와 콘텐츠를 대폭 확대해 돌아온다.
![]() [코리안투데이] 2024년 제1회 양천가족 거리축제 전경(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더 안전하게, 더 즐겁게, 더 풍성하게’를 기조로 구간을 기존 600m에서 900m로 늘리고, 동선을 재구성해 관람객 혼잡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단순한 거리 행사에서 벗어나, 세대별·가족별로 머무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형 축제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축제의 시작은 거리퍼레이드가 연다. 깃발 행렬 기수와 브라질 삼바 타악기 연주팀을 선두로, 양천구 18개 동 주민들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복장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거리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만든다. 주민이 관람객이자 주인공이 되는 장면으로, 축제의 상징적인 출발점이 될 예정이다.
행사장은 총 10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된다. 만남의 광장, 키즈플레이존, 북페스티벌, 프린지스테이지, 청춘로드, 추억로드, 가족사랑로드, 유관기관존, 먹거리존, 메인무대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도록 설계됐다.
입구에 조성되는 ‘만남의 광장’은 인조잔디와 빈백을 배치한 휴식형 공간이다. 포토존과 함께 축제의 첫 인상을 만들어 주는 공간으로,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머물며 다음 동선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키즈플레이존’은 서울형 키즈카페와 연계한 팝업 놀이터다. 양천부루마블, 브릭아트, 대형 젠가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가족 단위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핵심 공간으로 기대를 모은다.
‘북페스티벌’존은 거리축제에 문학을 접목한 공간이다. 팝업 야외도서관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의 저자 황선우·김혼비 작가가 참여하는 북토크가 열리고, 자신의 독서 성향을 알아보는 ‘책BTI’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축제 속에서도 사유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지역 예술인과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프린지스테이지’에서는 버스킹 공연과 서커스 공연단의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고정 좌석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열린 무대로, 거리 전체에 생동감을 더한다.
이어지는 청춘로드, 추억로드, 가족사랑로드는 세대별 감성을 아우른다. 사일런트 디스코와 K-POP 댄스 콘테스트가 펼쳐지는 청춘로드, 딱지왕·복고 양화점·달고나 연구소 등 추억을 소환하는 추억로드, 패밀리 줌바댄스와 우리가족 캐리커처 체험이 가능한 가족사랑로드까지 이어지며, 세대 간 공감과 웃음을 끌어낸다.
‘유관기관존’에서는 가족사진 촬영, 가족愛 엽서쓰기 등 지역 기관이 운영하는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양천사랑복지재단의 ‘가족과 함께 라면’ 캠페인을 통해 인형뽑기 체험 기회도 제공돼 축제의 따뜻한 메시지를 더한다.
먹거리존 역시 강화됐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양천구 관내 맛집들이 추억의 음식을 선보이며, 취식 공간은 지난해 대비 2배로 확대됐다. 체류형 축제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메인무대에서 펼쳐진다. 첫 무대는 국악인 오정해와 사물놀이 창시자 이광수 명인을 비롯한 전통예술인들이 출연하는 전통예술제로, 우리 가락의 흥과 멋을 선보인다. 이어 박군과 나태주가 진행하는 ‘태군노래자랑’ 방송 녹화가 진행되며, 주민 참여형 무대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대미를 장식하는 음악 콘서트 ‘헬로페스티벌’에는 장윤정, S.E.S 바다, 정동하, 박기영, 라포엠이 출연한다. 트로트부터 발라드, 크로스오버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구성했다.
한편, 행사 운영을 위해 대규모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 10월 25일 22시부터 27일 04시까지 약 30시간 동안 신정네거리역~신정1동 우체국 구간 왕복 6차선 약 900m가 전면 통제된다. 해당 구간을 지나는 시내버스 노선은 임시 우회 조치가 완료됐으며, 신정네거리역, 우리은행 신정동지점, 신정4동 경서농협 등 일부 정류소는 이용이 제한된다.
양천구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지점 12곳에 교통통제 요원을 배치해 우회로를 안내하고, 보행자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행사 당일에는 안전관리요원 330여 명을 투입해 인파 밀집 관리와 응급 상황 대응까지 포함한 종합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지난해 첫 축제에 보내준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올해는 프로그램과 운영 전반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히며, 모든 세대가 함께 걷고 웃으며 교감하는 진정한 가족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2회 양천가족 거리축제’는 차량 중심의 도로를 하루 동안 사람과 문화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실험이자,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확인하는 장이다. 6차선 도로 위에서 펼쳐질 이 하루는, 축제가 도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풍경이 될 전망이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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