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이디어가 국가 정책으로”…양천구, 중앙우수제안 2건 선정하며 2년 연속 행안부 장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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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행정의 경쟁력은 책상 위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다. 자원순환과 복지 사각지대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영역에서 출발한 정책 아이디어가 국가 차원의 우수사례로 인정받았다. 서울 양천구가 ‘중앙우수제안’에서 2건이 동시에 선정되며, 2년 연속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코리안투데이] 양천구청 전경(사진=양천구청) ©변아롱 기자

 

양천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중앙우수제안’ 공모에서 ‘민관협력 커피박 재활용 시스템 구축’과 ‘고령의 보호자와 중장년 발달장애인 지원사업 연리지’가 우수제안으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중앙우수제안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되는 정책 아이디어 공모로,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 정책 파급효과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사례를 선정한다. 올해는 전국에서 접수된 수많은 제안 가운데 총 24건만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단발성 성과가 아니다. 양천구는 지난해 ‘QR코드 기반 모바일 경로당 시스템’으로 이미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령층의 행정 접근성을 높인 해당 정책은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로 확산됐다. 올해까지 포함하면 양천구는 2년 연속 중앙우수제안에 이름을 올리며, 정책 기획 역량과 실행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첫 번째 수상 제안인 ‘민관협력 커피박 재활용 시스템 구축’은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겨냥한 정책이다. 커피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커피전문점에서 배출되는 커피박은 대표적인 생활폐기물로 꼽혀왔다.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처리되며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을 키워왔다. 양천구는 이 지점에서 민관 협력 구조를 설계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 최초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커피박을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원스톱으로 무상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커피전문점은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커피박을 배출할 수 있고, 재활용 기업은 이를 수거해 바이오에너지 원료 등으로 재활용한다. 구는 행정적 지원과 플랫폼 운영을 맡아 전체 구조를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폐기물 처리 부담금과 탄소 배출량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민간은 원료를 확보하고, 공공은 환경 성과를 얻는 구조다.

 

두 번째 수상 제안인 ‘고령의 보호자와 중장년 발달장애인 지원사업 연리지’는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다뤘다.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보호자가 고령화되면서 돌봄 공백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제도는 여전히 장애인 개인 중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양천구는 보호자와 장애인을 하나의 ‘가구 단위’로 바라보는 접근을 택했다.

 

이 사업은 양천해누리복지관과 협력해 실태조사부터 맞춤형 서비스 연계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했다. ‘모니터링–이웃동행단–열린교실’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체계를 구축해, 복지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가구를 조기에 발굴하고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구조다. 단순 지원을 넘어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이웃 돌봄 모델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돌봄 공백을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의 관점에서 설계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수상작들에 대해 “현장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예산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실천형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원순환과 돌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구체적 모델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양천구의 정책 기조는 분명하다. 대규모 예산 투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커피박 재활용 시스템은 환경 정책의 실행력을, 연리지 사업은 복지 정책의 섬세함을 각각 보여준다. 서로 다른 영역의 정책이지만, 공통점은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중앙우수제안 장관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양천구의 행정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경쟁은 이제 ‘얼마나 많은 사업을 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잘 설계된 한 가지를 만들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양천구의 이번 2건 수상은 그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환경과 복지라는 거대한 과제를 생활 속 문제에서 풀어낸 정책이 국가 우수사례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단순한 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책은 결국 사람의 삶을 바꾸는 도구라는 사실을, 양천구의 행정이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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