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효행편의 고전 구절은 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다시 일깨워준다.
아버지는 생명의 시작을 주셨고, 어머니는 열 달 품어 길렀으며, 그 희생은 인간이 평생 갚아도 모자른 은혜라 말한다.
정철의 시문, 부모은중경의 가르침까지 이어지는 이 전통적 사고는
어버이날에 우리가 왜 감사해야 하는지를 다시 가르쳐 준다.
![]() [코리안투데이] 머릿돌 76. 왜 ‘어버이날’에 우리는 고개가 숙여지는가 © 지승주 기자 |
『명심보감』 효행편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저릿해지는 구절이 있습니다.
“父兮生我, 母兮鞠我
애애부모, 생아구로
欲報深恩, 昊天罔極”
아버지는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는 나를 ‘기르시니’,
그 은혜를 갚고자 하여도
하늘처럼 끝이 없다는 뜻입니다.
고전의 한문 표현을 어렵게 느끼는 분들도
정철의 시문만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 분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
이는 조선 시대의 문인이 우리 조상들의 효 사상을 그대로 담아낸 문장입니다.
부모의 은혜를 단순한 ‘양육’으로 보지 않고
생명 자체의 근원으로 바라본 깊은 세계관이었습니다.
서양에서는 분만(delivery) 순간을 출생의 본질로 보지만,
우리 조상들은 수정의 그 순간부터 이미 생명이 시작되었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아버님 날 낳으시고”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태어나면 곧바로 한 살로 계산하던 전통도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이미 생명을 품고 있었음을 존중한 문화적 철학이었습니다.
올해부터 모든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하게 되었지만,
우리가 살아온 햇수만큼
부모님의 땀과 기도, 희생이 쌓여
지금의 “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으며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분들의 은혜가
호천망극(昊天罔極),
하늘처럼 끝이 없는 은혜임을 잊지 않고
감사하고 효도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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