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의 함정…해외직구 브랜드 10개 전수 ‘위조’ 판정, 소비자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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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해외직구가 일상이 된 시대다. 클릭 몇 번이면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국내가의 절반 이하, 때로는 10분의 1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싸다’는 이유 하나로 선택한 제품이 정품이 아니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서울시가 해외 온라인플랫폼에서 초저가로 판매 중인 브랜드 제품을 점검한 결과, 조사 대상 10개 제품 전량이 정품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며 해외직구 시장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리안투데이] 해외 온라인플랫폼에서 초저가로 판매중인 브랜드 제품 10개를 조사한 결과, 정품과 불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내손안에서울) © 변아롱 기자

 

이번 점검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온라인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8개 브랜드의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은 국가공인시험기관인 KATRI시험연구원에서 수행했다. 서울시는 최근 해외직구 시장에서 위조 논란이 잇따르고, 특히 화장품과 생활용품처럼 인체와 밀접한 제품의 안전성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점검 대상 제품은 화장품 5개, 주방용품 3개, 소형가전 1개, 패션잡화 1개로 구성됐다. 이들 제품은 정상가 대비 평균 65%, 최대 91%까지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만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득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분석 결과는 정반대였다.

 

가장 문제가 심각했던 분야는 화장품이다. 4개 브랜드사의 향수 2개, 기초 화장품 2개, 색조 화장품 1개 등 총 5개 제품이 모두 정품과 차이를 보였다. 외관상 용기 디자인과 색상이 다르고, 로고 위치와 표시 사항이 정품과 일치하지 않았다. 단순한 패키지 차이를 넘어 내용물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향수 제품은 향 자체가 정품과 뚜렷하게 달랐고, 기초 및 색조 화장품은 성분 구성이 정품과 일치하지 않았다. 화장품은 성분 차이에 따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등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높다.

 

주방용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수세미 1개, 정수기 1개, 정수 필터 1개 등 2개 브랜드사의 3개 제품 모두 정품과 불일치했다. 외관 디자인과 색상이 다르고, 제품 로고가 아예 없는 경우도 확인됐다. 특히 정수기 필터는 설계 구조 자체가 정품과 달라 정수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고, 필터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방용품은 일상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장기간 노출 시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소형가전과 패션잡화에서도 위조 정황은 분명했다. 헤드폰 1개 제품은 색상과 로고 폰트 등 세부 디자인이 정품과 달랐고, 가죽 커버의 봉제 마감이 조악했으며 가죽 성분 역시 정품과 차이를 보였다. 패션잡화로 조사된 휴대전화 케이스는 정품 라벨이 부착돼 있지 않았고, 제품 색상과 디자인, 하단의 저작권 표시 문구 폰트까지 정품과 일치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해외 온라인플랫폼의 구조적 특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플랫폼 특성상 판매자가 브랜드명이나 정품 이미지를 무단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가 사전에 위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상세페이지 이미지와 실제 배송되는 제품이 다른 경우도 적지 않아, 구매 후에야 문제를 인식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소비자들에게 구매 전 확인 절차를 강조했다. 지식재산권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를 통해 등록된 상표와 로고 디자인을 확인하고, 제품 설명과 후기,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상품 이미지와 세부 요소를 꼼꼼히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정품’이라는 문구나 판매자의 설명만 믿고 구매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번 점검이 초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제품일수록 위조 가능성이 높고, 품질과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화장품과 주방용품처럼 인체와 직접 접촉하는 제품은 가격보다 안전성과 정품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해당 해외 온라인플랫폼에 문제 제품의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앞으로도 안전성 검사와 위조상품 유통 실태 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해외직구 시장이 커질수록 공공의 감시 역할과 소비자 경각심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해외 온라인플랫폼 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이나 120다산콜센터,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을 통해 상담과 신고가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번 점검은 가격만 보고 구매할 경우 안전성과 품질 측면에서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라며 “특히 인체와 밀접한 제품은 공식 판매처 여부와 제품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 뒤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초저가 해외직구는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지만, 동시에 위조와 안전 사각지대도 키웠다. 싸게 샀다는 만족이 피부 트러블이나 생활 안전 문제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해외직구는 ‘가격 비교’가 아니라 ‘정보 검증’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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