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UI를 직접 만든다…구글, 오픈 소스 프로토콜 ‘A2UI’ 공개로 인터페이스 패러다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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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AI가 답변을 넘어 화면 구성까지 책임지는 단계로 진입했다. 대화형 AI가 언제, 어떤 버튼과 입력창을 보여줄지 스스로 판단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만들어 전달하는 기술이 공개되면서, 챗봇과 앱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AI가 말을 잘하는 비서에서, 화면을 설계하는 디자이너이자 실행 관리자 역할까지 확장되는 흐름이다.

 

[코리안투데이] A2UI로 렌더링된 UI들을 모아놓은 갤러리(사진=구글) © 변아롱 기자

 

이 변화를 촉발한 주체는 구글이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간) 생성 AI 에이전트가 대화 맥락에 맞는 UI를 직접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소스 프로토콜 ‘A2UI(Agent to User Interface)’를 공개했다. A2UI는 AI 에이전트가 HTML이나 자바스크립트 같은 실행 코드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언적 JSON 포맷으로 UI 구성 요소와 속성, 데이터 모델을 기술하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은 이 JSON 데이터를 받아 앵귤라, 플러터, 리액트, 스위프트UI 등 각자의 UI 프레임워크로 해석해 화면을 렌더링한다.

 

A2UI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멀티 에이전트 환경의 확산이 있다. 최근 기업과 플랫폼들은 하나의 AI가 아닌, 여러 조직과 시스템에 속한 에이전트들이 협력하는 구조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원격 에이전트는 호스트 애플리케이션의 DOM을 직접 제어할 수 없고, 기존처럼 iframe에 HTML이나 스크립트를 삽입하는 방식은 무겁고 보안 취약점이 발생하기 쉽다. 앱 고유의 디자인과 충돌하는 문제도 반복돼 왔다. A2UI는 UI를 ‘코드’가 아닌 ‘데이터’로 전달함으로써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구글은 A2UI의 핵심 설계 철학으로 보안, 이식성, 그리고 대규모 언어모델 친화성을 제시했다. 에이전트는 임의의 HTML이나 스크립트를 출력하지 않고, 버튼·카드·텍스트 필드처럼 클라이언트가 사전에 정의하고 신뢰하는 컴포넌트 목록만 참조해 UI를 구성한다. 실행 가능한 코드가 없기 때문에 UI 인젝션이나 악성 스크립트 실행 위험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동시에 UI를 평면적인 컴포넌트 목록과 식별자 참조로 표현해, LLM이 대화를 이어가며 UI를 생성·수정하기 쉽도록 했다.

 

프레임워크 독립성 역시 A2UI의 중요한 강점이다. 하나의 A2UI 페이로드는 웹, 모바일, 데스크톱 전반에서 재사용 가능하며,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은 기존 UX 원칙과 디자인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UI를 외부 에이전트가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호스트 앱이 데이터를 해석해 자율적으로 그린다는 구조다. 스트리밍을 전제로 한 점진적 렌더링을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에이전트가 계산과 추론을 계속하는 동안 UI가 실시간으로 단계적으로 구성돼, 사용자는 기다림 없이 상호작용을 시작할 수 있다.

 

실제 활용 사례로는 레스토랑 예약, 일정 선택, 각종 데이터 입력 작업이 대표적으로 제시됐다. 기존 챗봇 환경에서는 날짜와 시간을 하나씩 물어보며 여러 차례 대화를 반복해야 했지만, A2UI를 적용하면 날짜 선택기와 시간 선택, 제출 버튼을 포함한 간단한 폼을 즉시 띄울 수 있다. 이는 사용자 피로도를 크게 줄이고, 이탈률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상담, 고객 지원, 내부 업무 자동화 등 UI가 중요한 모든 영역에서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A2UI는 구글이 주도한 에이전트 간 통신 표준 ‘A2A(Agent-to-Agent)’ 프로토콜과도 맞물린다. 구글, 시스코, IBM, SAP, 세일즈포스 등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멀티 에이전트 메쉬 환경이 현실화되면서, 서로 신뢰할 수 없는 원격 에이전트가 안전하게 UI를 전달하는 문제는 업계 공통 과제가 됐다. A2UI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UI 계층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현재 A2UI는 깃허브를 통해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공개 프리뷰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구글은 내부와 외부 팀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동 설계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커뮤니티 기여를 통해 컴포넌트 확장과 생태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AI가 말을 넘어 화면을 만들고, 화면을 넘어 경험을 설계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역할 분담도 변하고 있다. 인간 개발자는 규칙과 디자인 시스템을 정의하고, AI는 그 틀 안에서 상황에 맞는 UI를 즉시 조합하는 방식이다. A2UI는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AI 시대의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생성되고 통제돼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오픈 소스라는 선택은 이 변화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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