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문화·돌봄까지…‘서울 매력일자리’ 3,600명으로 확대, 공공 일경험의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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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청년과 중장년, 경력 단절자까지 모두가 체감하는 고용 불안의 시대다. 단기 일자리나 단순 보조 업무로는 더 이상 ‘경력’이라 부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이 제공하는 일 경험이 실제 취업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시의 대표 디딤돌 일자리 정책인 ‘서울 매력일자리’가 2026년 대대적인 확장과 구조 개편에 나선다. 단순한 숫자 확대가 아니라, 직무교육과 실무 경험을 민간 취업으로 잇는 구조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코리안투데이] 서울 매력일자리 참여자 모집 포스터 (사진=서울시청) © 변아롱 기자

 

서울시는 2026년 서울 매력일자리 사업 규모를 총 3,600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00명 증가한 수치로, 공공형 1,620명, 민간형 1,980명으로 구성된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전체 사업에서 민간형 매력일자리 비중을 55%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공공부문 일경험 제공에 머물렀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민간 취업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성과를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서울 매력일자리는 직무교육과 실제 근무를 결합해 민간 일자리 진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참여자들은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관련 단체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취업을 준비한다. 실제로 매력일자리 AI 서비스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한 30대 참여자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응용하는 업무를 맡아 주도적으로 일해볼 수 있었고, 이 경험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정책 홍보용 문구를 넘어,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쌓이고 있다는 평가다.

 

2026년 개편의 핵심 키워드는 ‘AI 활용’이다. 서울시는 공공형 매력일자리 직무교육 분야에 AI 활용 과정을 새롭게 신설한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활용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흐름에 대응해, 공공부문에서도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의 AI 활용 경험을 민간 취업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공공형 매력일자리는 서울시와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에서 근무하며 전문 직무교육과 실무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2026년에는 총 164개 사업을 통해 1,620명을 선발한다. 참여 대상은 만 18세 이상 근로 시작일 기준 미취업 상태의 서울시민이며, 최대 18개월까지 근무할 수 있다. 근무 기간 동안에는 서울형 생활임금이 적용돼 시급 1만2,121원, 월 약 252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여기에 직무교육과 함께 자격증 시험 및 어학시험 응시료도 연 3회, 회당 5만 원 이내로 지원된다.

 

공공형 매력일자리는 성격에 따라 ‘약자동행형’과 ‘경력형성형’으로 나뉜다. 약자동행형은 사회적 약자 관련 분야에서 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경력형성형은 공공부문 전문 직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6년부터는 이 두 유형 모두에서 AI 활용 직무교육이 가능해진다. 행정, 경영기획, 문화·예술경영, 돌봄, 교육·상담 등 기존 분야에 AI가 결합되면서, 공공 일자리의 직무 스펙트럼도 한층 넓어진다.

 

직무교육 체계 역시 손질된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교육 분야를 경영기획, 행정사무, 문화·예술경영, 돌봄, 교육·상담, AI 활용 등 6개 분야로 통합해 교육 품질을 표준화한다. 신규 참여자는 근무 전 1~2주간 40시간의 사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근무 중에도 추가로 40시간의 직무교육을 받게 된다. 단순 배치가 아니라, ‘교육받고 일하는 구조’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향이다.

 

공공형 매력일자리 참여자 모집은 2026년 1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서울일자리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며, 1인당 최대 3개 사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월 중 최종 참여자가 선발된다. 서울시는 통합 공고 방식을 통해 시민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민간형 매력일자리는 보다 직접적인 취업 연계를 목표로 한다. 민간기업이나 단체가 주도해 직무교육과 인턴 근무를 운영하고, 정규직 채용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2026년에는 전년보다 230명 늘어난 1,980명 규모로 운영된다. 민간형은 민간기업 참여형과 민간단체 협력형으로 나뉜다.

 

민간기업 참여형은 서울 소재 50개 이상 회원기업을 보유한 협회나 사단법인이 주관한다. 이들은 기업 채용 수요 조사부터 직무교육, 인턴 근무, 정규직 연계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직무교육은 1~3개월, 인턴 근무는 3개월 수준이다. 민간단체 협력형은 복지, 문화·예술·디자인, 관광·요식, 소상공인 등 분야별 단체가 참여해 직무교육과 6개월 내외의 인턴 근무를 운영하고, 관련 업계 취업으로 연결한다.

 

민간형 매력일자리는 2026년 2월 사업자 선정을 거쳐 3~4월부터 참여자 모집이 시작될 예정이다. 공공형과 달리 자격 요건과 일정, 직무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참여를 희망하는 구직자는 사전에 세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서울 매력일자리는 단기 일자리를 넘어 ‘경력의 첫 줄’을 만드는 정책으로 진화하고 있다. AI 활용 직무 신설, 민간형 비중 확대, 표준화된 직무교육은 모두 공공 일경험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기 위한 장치들이다. 고용 정책의 성과를 단순 참여 인원이 아니라, 이후의 취업과 경력 지속성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 매력일자리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공공이 만든 일경험이 민간 노동시장의 문을 여는 실질적인 열쇠가 될 수 있을지, 2026년은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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