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이 최근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두고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 “비바람 뒤에 나타난 무지개”라고 평가하며 양국 관계 복원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화권 언론과 학계에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점진적으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이른바 ‘한한령’ 해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리 교수는 중국 외교 용어에서 셔틀외교가 ‘촨쒀 외교’로 불리며, 이는 매년 한 차례 이상 정상이 만나는 관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국 정상은 지난해 경주에서 회동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관계 정상화의 흐름이 제도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는 이번 방중의 외교적 성격을 ‘역 재균형 외교’로 해석했다. 취임 초기 미국과 일본을 먼저 방문해 동맹 외교를 다진 뒤, 올해 첫 순방국으로 중국을 선택해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을 선언한 것은 외교적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여기에 다시 일본을 방문해 북핵 대응과 경제 협력을 논의하면서 중국의 양해를 구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미 관계가 비교적 안정되는 국면 속에서, 한·중 관계 역시 경제, 안보, 공급망 전반에 걸친 협력의 출발점에 서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보 문제를 둘러싼 미묘한 시각 차이도 지적됐다. 정상회담 발표문에서 한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한 반면, 중국은 ‘중·한이 지역 평화 수호에 중요한 책임을 진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회담 직전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의식한 가운데, 한·중 간 안보 채널에서 일정한 묵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국관즈쿠의 런리보 대표는 이번 회담을 “수년간의 비바람 끝에 만난 무지개”라고 표현했다. 그는 “관계 회복과 발전의 중요한 시점에 정상 간의 진솔한 교류와 방향 제시는 필수적”이라며, 중국이 한국을 주변 외교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다시 한 번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인접국 외교를 중시하는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재확인됐다는 해석이다.
중화권 언론의 논조는 더욱 직접적이다. 일부 매체는 이번 회담을 “얼음 깨기의 시작”으로 규정하며, 한·중 관계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한한령의 실질적 해제도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의 회복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단기간에 모든 현안을 해결하는 전환점이라기보다는, 관계 정상화를 향한 흐름을 다시 만들어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냉각됐던 외교 분위기 속에서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고, 정례적인 정상 소통의 틀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현실적 성과를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한·중 관계가 앞으로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복원될지는 여전히 변수에 달려 있지만, 적어도 이번 회담이 ‘전환의 시작’이라는 점에는 중국 내 전문가들의 시각이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