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말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UI·에이전트·초대형 컨텍스트로 재편되는 인공지능 산업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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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생성형 AI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고 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누가 더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고, 더 정확한 답변을 내놓느냐가 핵심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 AI 산업의 초점은 분명히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AI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디까지 관여하고 어떤 형태로 사용자 경험을 구성하느냐가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텍스트를 생성하던 AI는 이제 화면을 만들고, 여러 AI가 서로 역할을 나누며, 방대한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출처=FREEPIK) © 변아롱 기자

 

이 흐름의 중심에는 구글이 있다. 구글은 최근 생성형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직접 정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오픈 소스 프로토콜 ‘A2UI(Agent to User Interface)’를 공개했다. A2UI는 기존처럼 HTML이나 자바스크립트 같은 실행 코드를 AI가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언적 JSON 포맷으로 UI 구성 요소와 속성, 데이터 모델을 기술하도록 설계됐다.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은 이 데이터를 받아 Angular, React, Flutter, SwiftUI 등 각자의 UI 프레임워크로 렌더링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깃허브에 공개 프리뷰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A2UI가 주목받는 이유는 멀티 에이전트 환경에서 발생해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원격 에이전트는 호스트 애플리케이션의 DOM을 직접 조작할 수 없고, iframe 기반 HTML 삽입 방식은 보안 위험과 디자인 충돌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 A2UI는 UI를 실행 코드가 아닌 데이터로 전달함으로써, UI 인젝션과 스크립트 실행 위험을 줄이고 프레임워크 독립성을 확보하는 구조를 취했다. 구글은 버튼, 카드, 텍스트 필드 등 클라이언트가 사전에 정의하고 신뢰하는 컴포넌트만을 참조하도록 설계해 보안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맞물려 구글은 에이전트 간 협업을 전제로 한 통신 표준 ‘A2A(Agent-to-Agent)’ 프로토콜도 공개했다. A2A는 서로 다른 조직과 시스템에 속한 AI 에이전트들이 작업 요청과 결과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토콜로, 역할 분담과 협업을 전제로 한다. 멀티 에이전트 환경에서의 상호 운용성을 목표로 한 이 프로토콜은 기업 내부 자동화부터 외부 파트너와의 AI 협업까지 다양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기술적 진화와 함께 눈에 띄는 변화는 대규모 언어모델의 처리 범위다. 최신 상용 LLM 다수는 수십만에서 최대 100만 토큰에 이르는 컨텍스트 윈도우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방대한 분량의 문서, 코드베이스, 데이터셋을 단일 프롬프트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당 사양은 각 기업의 공식 제품 설명과 기술 문서에 명시돼 있으며, 컨텍스트 길이는 현재 모델 성능 비교의 주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멀티모달 영역에서도 변화는 이어지고 있다. OpenAI어도비를 포함한 주요 AI 기업들은 이미지와 영상 생성 기능을 상용 소프트웨어에 정식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능은 마케팅 콘텐츠 제작, 디자인 시안, 교육 자료, 영상 편집 등 다양한 업무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상업적 이용 조건과 저작권 정책 역시 공식 문서로 명확히 안내되고 있다. 이미지·영상 생성 AI는 더 이상 실험적 기능이 아니라, 실제 업무 도구로서 제품 라인업에 포함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비즈니스 전략 측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구글은 2026년을 앞두고 구글 원(Google One)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저장공간과 생성형 AI 기능을 결합한 요금제 할인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다. AI 기능을 포함한 ‘AI 프로’ 요금제는 첫해 기준 기존 대비 50%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되며, 제미나이(Gemini) 모델 확장 사용 한도, 이미지·영상 생성 기능, 대규모 컨텍스트 지원 등이 포함된다. 해당 할인은 신규 가입자 전용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가격 전략은 AI 기능을 특정 전문가나 기업 고객에 한정하지 않고, 개인 사용자와 크리에이터, 개발자까지 폭넓게 끌어들이기 위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문서 등 워크스페이스 앱 전반에 제미나이 기반 AI 기능을 통합하고 있으며, 개발자용 도구에서도 사용 한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AI 산업의 흐름을 종합하면, 기술 경쟁은 모델 성능 단일 축에서 벗어나 UI 생성, 에이전트 협업, 초대형 컨텍스트, 멀티모달 활용, 구독 요금제 전략이 동시에 전개되는 다층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백엔드의 보조 도구에 머물지 않고, 사용자 경험의 전면에 배치되는 단계로 들어섰다. 화면을 만들고, 작업을 나누고,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AI의 역할 확대는 소프트웨어 구조와 서비스 설계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변화는 특정 기업의 기술 발표에 그치지 않는다. AI가 어떻게 사용자와 만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일상과 업무에 스며드는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생성형 AI의 다음 국면은 더 똑똑한 답변이 아니라, 더 깊이 개입하는 경험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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