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뒤집어 놓았다. 알림이 울릴까 봐, 숫자를 또 보게 될까 봐. 잠깐은 조용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더 바빠졌다. 보지 않으려는 순간부터 계속 신경이 쓰인다.
![]() [코리안투데이] 주식하락시장에서 핸드폰을 뒤집어 놓은 이미지 © 현승민 기자 |
불안이 시작되는 방식
불안은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은 ‘정리하려는 순간’에 시작된다. 괜찮다고 말해보거나, 이유를 찾거나, 스스로를 설득하려 할 때. 그 과정에서 불안은 대상이 아니라 문제가 된다. 다뤄야 할 것이 생긴 순간, 마음은 더 예민해진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불안은 가만히 둘 때보다 통제하려 할 때 더 커진다. 없애야 할 것으로 규정되는 순간,불안은 존재 이유를 확보한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는 이유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면 곧바로 행동을 바꾼다. 확인을 줄이거나, 정보를 차단하거나, 스스로 다그친다.
처음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작은 신호에도 반응한다. 기준이 아니라 긴장이 남는다. 이건 개인의 성격 문제라기보다 구조에 가깝다. 불안을 ‘없애야 할 대상’으로 설정하면, 마음은 계속 감시 모드에 들어간다.조용해졌는지를 확인하는 행위 자체가 불안을 다시 호출한다.
[이미지 SLOT-2: 거리두기 이미지 / 캡션: 가라앉히려는 손짓이 오히려 파동을 만드는 순간]
한 번 있었던, 익숙한 흐름
그런 경우가 있었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고, 수치도 감당 가능한 범위였다. 그래서 더 괜찮아야 했다. ‘이 정도로 흔들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말이 반복될수록, 마음은 더 좁아졌다. 나중에 돌아보면, 문제는 불안 그 자체가 아니었다. 불안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던 태도였다.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느낌을 더 키웠다.
불안을 다루는 기준의 차이
불안을 줄이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안을 ‘어디까지 정상으로 볼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불안이 생겼을 때, 그걸 실패나 문제로 해석하지 않는 기준.
불안을 없애려는 시도는, 불안을 오래 붙잡아 두는 방식이 되기 쉽다.
불안이 있다는 사실보다, 불안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관리보다 기준이 먼저다.
![]() [코리안투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의 이미지 © 현승민 기자 |
불안을 밀어내지 않는 연습
불안을 그냥 두는 건 방치와 다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즉각적인 해석과 조치를 미루는 태도에 가깝다. 이 신호가 정말 행동을 요구하는지,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파동인지 구분하는 시간. 그 시간은 짧아도 충분하다. 그 틈이 생기면, 불안은 전부가 아니라 일부로 남는다. 그리고 그때부터,
생각은 다시 움직일 수 있다.
끝내 남는 것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사람은 없다. 다만, 불안과 함께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있다. 차이는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해석의 방향이다. 불안이 생겼을 때 바로 없애야 할 대상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아직 기준이 말을 걸지 않았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그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현승민 기자: ulsangangnam@thekoreantoday.com https://wiago.link/rickymon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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