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은 개인의 목소리가 모여 공동의 울림을 만드는 예술이다. 특히 인생의 후반부에 다시 무대에 서는 시니어 합창단은 음악 그 자체를 넘어 삶의 서사를 담아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양천구가 지역을 대표하는 시니어 문화예술단체,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의 신규 단원 모집에 나섰다. 단순한 동호회 차원이 아닌, 국내외 무대에서 지역의 이름을 알리는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다.
![]() [코리안투데이] 지난해 9월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양천구립실버합창단 정기 연주회 모습 |
양천구는 오는 1월 19일부터 29일까지 구립실버합창단에서 활동할 신규 단원 5명을 공개 모집한다. 모집 성부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전 파트로, 특정 성부에 한정하지 않고 고르게 선발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2026년 1월 9일 기준 만 56세 이상 양천구 거주 주민이다. 합창 경험이 있는 시니어는 물론, 노래에 대한 열정과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은 2019년 창단 이후 꾸준히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정기연주회와 구 주관 문화행사는 물론, 각종 지역 축제와 기념행사에서 무대에 오르며 ‘음악으로 소통하는 합창단’이라는 정체성을 구축했다. 단원 대부분이 시니어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 완성도와 무대 집중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합창단은 베트남 호이안에서 열린 베트남 국제합창대회에서 금상(Gold Diploma)을 수상하며 국제 합창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참가에 그치지 않고, 경쟁 무대에서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방자치단체 소속 시니어 합창단이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사례는 흔치 않다.
현재 합창단은 지휘자와 반주자를 포함해 총 60명 정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문 지휘자의 지도 아래 체계적인 연습이 이뤄지며,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정기 연습에 참여한다. 단순히 노래를 맞추는 수준이 아니라, 발성·호흡·화성 이해 등 합창의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이런 훈련 과정은 합창 경험이 많지 않은 단원에게도 안정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번 모집 절차는 2단계로 진행된다.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2차 실기 및 면접 심사가 진행된다. 실기 심사에서는 가곡 또는 아리아 중 자유곡 1곡을 선택해 가창하면 된다. 이는 전문 성악가 수준의 기교보다는 음정, 리듬, 표현력, 합창단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방식이다. 실기 후에는 면접을 통해 활동 의지와 합창단 활동에 대한 이해도를 함께 살핀다.
지원자는 응모원서와 이력서 등을 구비해 양천구청 문화과에 방문 접수하거나 담당자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응모원서는 양천구청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최종 합격자는 2월 중 위촉 절차를 거쳐 정식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합격한 단원들에게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선 기회가 주어진다. 정기연주회 무대는 물론, 구를 대표해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고, 국내외 합창대회와 교류 공연에도 나설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성취감을 넘어, 시니어 세대가 지역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문화 정책 측면에서도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은 의미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시니어를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문화 생산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음악 활동을 통한 사회적 관계 형성, 정서적 안정, 자존감 회복은 단순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양천구립실버합창단은 삶의 향기가 담긴 노래로 구민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이번 신규 단원 모집을 통해 더 풍성한 화음과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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