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면 길 안내 끝”…‘서울시 최초’ 음성 AI 스마트정류장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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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Korean Today News

 

도시의 안내가 손끝에서 목소리로 옮겨가는 순간이 다가온다. 스마트폰 앱을 열고, 메뉴를 찾고, 작은 글씨를 읽어야 했던 교통정보 이용 방식이 정류장 현장에서 말 한마디로 단순화되는 실험이 서울 동대문구에서 시작된다. 고령자·장애인·외국인이 자주 마주하는 정보 접근의 문턱을 낮춰, 이동권을 생활 속 서비스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코리안투데이이필형 동대문구청장(왼쪽)과 이원철 비아이씨엔에스 대표(오른쪽)가 16일 구청장실에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동대문구청ⓒ 박찬두 기자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말로 안내받는 AI 스마트정류장도입에 나선다. 스마트폰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복잡한 터치 조작이 부담인 고령자·장애인·외국인도, 정류장 키오스크(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안내 단말)에 말을 걸기만 하면 버스·지하철·택시 정보를 한 번에 안내받는 방식이 핵심이다. 서울의 스마트쉼터 등에서 음성 안내 기능이 단계적으로 도입돼 왔지만, 동대문구는 이를 한 단계 확장해 대화형 음성 인식기반 교통 안내를 생활 교통 접점으로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동대문구는 16일 데이터 분석·AI 기술 기업 비아이씨엔에스(BICNS)‘AI 음성인식 스마트 버스정류장 구축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비아이씨엔에스는 회사 소개 자료에서 1999년 설립된 데이터 분석·응용 분야 기업으로 소개돼 있다. 구는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정류장이라는 일상 공간에 AI 기반 안내 체계를 얹어, ‘기술이 있는 도시가 아니라 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코리안투데이자연어 질문으로 AI 음성인식 안내를 받고 있는 가상 이미지(이미지제공비아이씨엔에스뉴스1) ⓒ 박찬두 기자

 

구가 강조하는 정책 키워드는 디지털 약자 이동권이다. 이용자가 시청 가는 버스 언제 와?”처럼 자연어(사람이 일상에서 쓰는 말)로 질문하면 단말이 목적지까지의 최적 경로와 환승 정보, 도착 예정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구조다. ‘최적 경로는 단순히 가장 빠른 길만을 뜻하기보다, 대기 시간과 환승 횟수, 이동 구간을 종합해 추천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세부 알고리즘은 향후 실증 단계에서 조정될 수 있다).

 

다국어 지원도 도입한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지원을 적용해 외국인 주민과 관광객의 이용 편의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안내가 텍스트 중심에서 음성 중심으로 바뀔 경우, 문해력·시력·사용 기기 숙련도에 따른 격차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공공서비스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류장 환경의 가장 큰 변수는 소음이다. 차량 통행이 밀집한 도로변에서는 음성 인식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동대문구는 도로 소음이 큰 공간에서도 화자의 음성을 분리·추출해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노이즈 캔슬링빔포밍계열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노이즈 캔슬링은 주변 잡음을 줄이는 기술이고, 빔포밍은 여러 마이크로 특정 방향의 소리를 더 또렷하게 잡아내는 방식이다. 다만 인식률 등 성능 지표는 설치 위치, 바람·차량 소리, 이용자 발화 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시범 운영에서 실증(현장 시험)과 보완이 병행될 전망이다.

 

 [코리안투데이동대문구는 스마트 쉼터(Smart Shelter)도 동대문구 여려 곳(청량리역 광장청량리역 2번 출구동대문구청·용두역 3번 출구전농동 지식의 꽃밭‘ )에 설치하였다이곳은 냉난방기공기살균기공공 와이파이휴대폰 충전기실시간 버스 정보 안내 단말기(BIT), CCTV 등 다양한 편의 및 안전 시설이 갖추어진 신개념 버스 정류장이다.(사진제공동대문구청 디지털 사이니즈ⓒ 박찬두 기자

 

추진 방식은 실증확대순으로 설계됐다. 동대문구는 2026년 상반기 첫 시범 서비스를 도입해 약 6개월간 실증을 진행한 뒤, 관내 주요 버스정류소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 주민센터, 복지시설처럼 고령 인구와 보행 약자가 많이 이용하는 생활권 거점으로도 설치를 넓혀 누구나 말로 길을 묻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교통 결절점(이용자가 이동 수단을 갈아타거나 경로를 결정하는 지점)뿐 아니라 생활 거점까지 연결하는 확장 전략은, 기술 시범을 복지·안전·관광까지 포괄하는 도시 서비스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스마트폰 앱 사용이 서툴러 기존 교통정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들도 단순 음성 대화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겠다동대문구의 AI 혁신이 현장에서 체감되는 생활 서비스로 자리 잡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철 비아이씨엔에스 대표도 국산 AI 기술이 시민 불편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뜻깊다전국 지자체로 확산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도시의 디지털 전환이 첨단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취약한 이용 조건을 가진 시민에게 먼저 도달할 때 가장 강한 설득력을 얻는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손에 쥔 기기가 아니라 발이 닿는 길목에서, 말로 묻고 말로 답하는 안내가 정착한다면 교통정보는 기능이 아니라 권리가 된다. 동대문구의 실증이 서울형 공공 AI 서비스의 기준점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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