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투데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이 13일 서울에서 나흘간 여정에 돌입했다. 성화는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서 오전 8시35분쯤 첫발을 달리기 시작했다.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에도 서울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는 많은 시민이 모여 나흘간 서울을 순례하는 성화봉송의 시작을 지켜봤다.
횃불 모양의 팻말과 ‘평창올림픽 파이팅’, ‘평창❤마포’ 등이 적힌 펼침막을 든 시민들은 금빛 장식이 달린 흰 횃불대 위로 불길이 타오르자 일제히 ‘우와’ 하는 함성을 질렀다. 풍물패들도 꽹과리와 북을 울리며 환호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예선에 참가한 프리스타일 스키 박 희진 선수는 “서울에서 첫 주자로 뛰게 돼 영광”이라며 “불을 꺼트리지 않고 올림픽 선수들에게 뜨거운 열정을 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성화의 불꽃은 이어 ‘토치 키스’를 통해 서울지역 두번째 주자 최필용씨에게 전달됐다. 시민 최씨는 아내, 두 딸과 온 식구가 함께 뛰었다.
최씨 부인은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없어 남편이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다고 해 시큰둥했다”면서도 “이렇게 나와 보니 올림픽의 열기를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최씨의 딸들도 “아빠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전 9시쯤 눈을 맞으며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을 지난 성화는 ‘차붐’으로 불린 17번째 주자 차범근 전 감독에게 전달됐다. 미래의 축구 꿈나무 6명과 함께 성화를 봉송하게 된 차 전 감독은 “한국 축구가 지금 어렵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미래 한국 축구의 주인공들과 함께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평창 파이팅, 우리 미래 한국 축구 파이팅”이라고 외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차 전 감독이 뛰기 시작하자 ‘차범근, 차범근’이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자녀들에게 “저분이 차범근 감독이야”라고 설명하는 한 남성의 표정은 자녀들보다 더 신이 난 듯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축구 꿈나무’로 함께 뛴 이동현(15)군은 “이렇게 성화봉송에 참여해 뛰는 것도, 차 감독님과 함께하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성화가 이동하는 동안 맞은편에서 차를 타고 오던 이들도 창문을 내리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인근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들도 잠시 짬을 내 도로변으로 나와 행렬을 구경했다. 일부 시민들은 출발지인 상암동부터 주자들을 응원하며 봉송구간을 계속 따라올 만큼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인기 아이돌 멤버들이 봉송 주자를 맡은 구간은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그룹 빅스 멤버 레오(본명 정택운)가 주자로 나서자 대구경 ‘대포’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가 수십대 등장했다. 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전소미가 등장한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 인근에도 팬들과 취재진이 몰려 경찰이 통제선을 유지하느라 애를 먹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도 주자로 여럿 참여해 ‘세계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의 의미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와 다니엘 린드만, 부르고스 크리스티안이 주자로 나섰고, 스리랑카 출신 결혼이주여성 페라라 헬레세게 이레샤 딜라니씨도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과 함께 성화를 들고 달렸다.
|
이밖에 서장훈 전 농구선수, 이상민 삼성썬더스 농구팀 감독, 정대세 축구선수, 양학선 체조선수,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을 지낸 조양호 한진 회장, 스켈레톤·봅슬레이 선수로 유명한 강광배 한국체육대 교수 등도 주자로 참여했다.
성화는 이후 종로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을 거쳐 오후 6시30분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기까지 28.3㎞를 달렸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