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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 30분 서울시청 다목적홀(8층)에서는 세월호에서 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고(故) 조은화ㆍ허다윤 양을 떠나보내는 이별식이 열렸다.
이날 이별식은 “아이들을 예쁘게 보내고 싶다”는 은화ㆍ다윤 양 부모님 바람에 따라 국화가 아닌 붉은 장미와 백합 등으로 꾸며졌다. 헌화도 분홍색 장미로 대신했다. 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는 “아이들이 그동안 너무 춥고 지저분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예쁜 모습으로 보내주고 싶었다”며 “언젠가 다시 만날 아이들을 예쁜 마음으로 보내달라”라고 밝혔다.
(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는 “은화와 다윤이를 보낼 수 있도록 국민들이 길을 열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도와달라”라고 전했다. 이씨 역시 “아직 가족(미수습자)을 기다리는 분들이 계신다. 국민 여러분이 끝까지 힘을 실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별식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이들이 예쁘게 떠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응원하고 격려해달라”며 “수학여행을 간 아이들, 일터에 나간 사람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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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방문해, “카메라 앞에 서자고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 말문을 열면서 “두 학생 어머니들의 손을 맞잡고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세월호 고통은 우리 사회가 진 빚이라고 생각한다. 빚을 갚으려면 얼마나 긴 세월이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채무자라는 마음으로 세월호 가족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3년 만에 세월호에서 수습된 허다윤, 조은화 양의 장례를 치르게 돼서 미수습자들에게 미안하다” 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미수습 상태인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 권재근 씨와 아들 혁규 군의 이름을 하나하나씩 부르며 먼저 은화 양과 다윤 양의 장례를 치르게 돼서 재차 미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현철아, 영인아 정말 보고 싶구나…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 님 만나고 싶습니다. 혁규야 정말 꼭 안아보고 싶어. 영인아, 현철아 서운하진 않은 거지?”라며 미수습자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염원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별식 첫날인 이날 많은 시민들도 서울시청 다목적홀 현장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당초 은화ㆍ다윤 양 가족은 공개된 장소에서 장례식이나 추모식을 여는 것이 남은 미수습자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판단했으나 미수습자 수습을 함께 염원했던 국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자 이별식을 열기로 했다. 이별식은 25일까지 이어진다. 두 학생의 유골은 이별식 후 단원고에 들러 작별 인사를 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과 함께 경기 평택시 서호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현재 단원고 체육교사 고창석 씨와 이영숙 씨의 유해는 확인된 상태며 단원고 남현철 군, 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와 일반 승객 권재근 씨·혁규 군 부자 등 5명은 여전히 미수습자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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