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엔비디아 B200 4000장으로 국내 최대 GPU 클러스터 구축…AI 주권 경쟁 본격화

Photo of author

By The Korean Today News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인프라 규모와 운영 역량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국내 AI 생태계의 지형을 흔들 만한 대형 투자가 공개됐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수만 장 단위의 GPU를 앞세워 초대형 모델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 역시 컴퓨팅 파워를 전략 자산으로 끌어올리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장비 확충을 넘어, AI 기술 자립과 산업 적용 속도를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코리안투데이] 네이버 로고 사진 (사진=네이버) © 변아롱 기자

 

네이버는 8일 엔비디아의 최신 GPU ‘B200(블랙웰)’ 4000장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해당 인프라를 자체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이 B200 1000장 규모 클러스터를 구축한 바 있으나, B200 4000장 클러스터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다.

 

네이버는 이번 인프라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의 고도화와 서비스, 산업 전반에 걸친 AI 적용을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순히 GPU를 대량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규모 GPU 자원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최적의 성능을 끌어내는 ‘클러스터링’ 기술 역량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2019년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팅 인프라인 ‘슈퍼팟(SuperPod)’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한 경험을 포함해, 초고성능 GPU 클러스터를 직접 설계·운영해 온 실증 경험을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구축된 ‘B200 4K 클러스터’에는 이러한 노하우가 집약됐다. 네이버는 냉각, 전력,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대규모 병렬 연산과 고속 통신을 전제로 한 최적화 설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500 상위권 슈퍼컴퓨터들과 비교 가능한 수준의 컴퓨팅 규모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연산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과 네트워크 설계 역량 역시 이번 클러스터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컴퓨팅 파워 확충에 따른 효과도 수치로 제시됐다. 네이버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720억(72B) 매개변수 규모의 AI 모델을 학습할 경우 기존 A100 GPU 2048장 기반 인프라에서는 약 18개월이 소요됐으나, B200 4000장 클러스터에서는 약 1.5개월 수준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습 효율이 12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네이버는 다만 해당 결과는 내부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 학습 과제와 설정에 따라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학습 속도 개선은 AI 모델 개발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빠른 학습과 반복 실험이 가능한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파운데이션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고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며, 텍스트 중심을 넘어 이미지·비디오·음성을 동시에 처리하는 옴니(Omni) 모델 학습을 대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해당 AI 모델을 자사 서비스 전반과 산업 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검색, 커머스, 콘텐츠, 광고 등 기존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AI 활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규모 연산 자원을 기반으로 한 모델 실험과 튜닝이 가능해지면서, 서비스별 특성에 맞는 AI 적용이 한층 유연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번 AI 인프라 구축은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과 AI 자립·주권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빠른 학습과 반복 실험이 가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 보다 유연하게 적용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초대형 모델과 인프라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네이버의 B200 4000장 클러스터 구축은 국내 AI 산업의 기술적 한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컴퓨팅 파워는 이제 AI 경쟁력의 전제 조건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느냐가 다음 경쟁의 관건이 되고 있다. 네이버의 이번 투자는 한국 AI 산업이 글로벌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