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가 더 이상 유행이 아닌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의 무대는 ‘맛’에서 ‘기술·브랜드·유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전통적인 식품 제조 역량에 데이터, 로봇, AI, 친환경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서 서울시가 K푸드의 다음 세대를 이끌 청년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 [코리안투데이] 청년쿡에서 식품 제조 인프라 17개사, 첨단기술 결합 푸드테크 기업 17개사를 모집한다.(사진=서울시청) © 변아롱 기자 |
서울시는 2026년에도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청년 쿡 비즈니스 센터’와 ‘청년 쿡 푸드테크 센터’에 합류할 청년 스타트업 34개 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은 두 센터에서 각각 17개 팀씩 동시에 진행되며, 신청 마감은 1월 30일 오후 11시 59분까지다.
이번 모집은 단순한 창업 공간 입주가 아니다. 서울시는 식품 제조와 푸드테크 분야의 특성을 반영해, 초기 단계 청년 기업이 시장에 안착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한 번에 제공하는 ‘밀착형 보육 모델’을 가동한다. 선발된 기업에는 브랜딩과 제품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초기 사업비 100만 원이 지급되며, 성과에 따라 각종 인센티브도 연계된다.
지원 대상은 19~39세 청년이 창업한 식품제조업 또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병역의무를 이행한 제대 군인의 경우 복무 기간에 따라 지원 연령이 최대 42세까지 확대 적용된다. 신청은 청년 몽땅 정보통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이번 선발은 센터별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먼저 ‘청년 쿡 비즈니스 센터’는 식품 제조 인프라 지원에 특화된 공간으로, 총 17개 사(입주기업 5개, 비입주기업 12개)를 모집한다. 이 센터는 입주 사무공간 제공은 물론, 제품 생산·포장·택배 발송까지 식품 창업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이 센터는 공유주방 운영업 허가를 확보해, 입주 기업이 센터 주소지로 직접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영업 신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식품 스타트업이 가장 큰 장벽으로 꼽는 초기 인허가 문제를 크게 낮춰주는 요소다. 식품위생법 준수, 표시사항 검토 같은 필수 행정 절차는 물론, 브랜드 정체성 확립과 타깃 고객 분석 등 실무 마케팅 전략까지 전문가의 1대1 맞춤 컨설팅이 제공된다.
‘청년 쿡 푸드테크 센터’는 기술 기반 기업을 위한 보육 공간이다. 이곳에서도 17개 사(입주기업 7개, 비입주기업 10개)를 선발한다. 푸드테크 센터의 핵심은 대기업·중견기업과의 기술 실증(PoC) 협업이다.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해 보고, 이를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실전형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
지원 분야도 명확하다. 푸드테크 센터는 ▴외식 자동화(로봇·AI) ▴신식품 개발(기능성·대체식품) ▴푸드 플랫폼 서비스 ▴식품 제조 기술 혁신(업사이클링·친환경 포장) 등 4개 유형으로 나눠 기업을 모집한다. 단순 아이디어 단계가 아니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진입 가능성이 있는 팀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간 인프라도 눈에 띈다. 푸드테크 센터에는 모의 투자유치 설명회(IR)와 네트워킹 행사를 열 수 있는 라운지가 마련돼 있고, 라이브 커머스·유튜브 촬영 등 제품 홍보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오픈키친도 갖춰져 있다.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투자·마케팅·유통까지 이어지는 성장 경로를 한 공간에서 설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신규 모집하는 34개 기업과 함께, 기존 지원 기간이 연장된 6개 기업까지 포함해 총 40개 청년 식품·푸드테크 기업을 지원한다. 이들 기업에는 서울시 주최 대형 오프라인 행사 참여 기회가 제공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대형 백화점과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연계한 팝업스토어 운영 등 판로 개척도 전방위로 지원된다.
이 같은 체계적인 보육 성과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청년 쿡 비즈니스·푸드테크 센터 지원기업들은 총 4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약 10억 원 규모의 LIPS(민관 협력 기술사업화) 매칭 융자 성과도 달성했다. 단기 성과를 넘어, 청년 식품 스타트업이 자생력을 갖추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이번 모집을 통해 K푸드 산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청년 창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창업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제조·기술·유통을 아우르는 실질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K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창의적인 청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청년 쿡 비즈니스·푸드테크 센터를 통해 아이디어가 실제 매출과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맛과 기술, 그리고 브랜드가 결합된 새로운 K푸드 실험실이 서울에서 다시 열린다. 글로벌 무대를 꿈꾸는 청년 식품 스타트업에게 이번 모집은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니라,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